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kakao 블로그 본문

2년 6개월을 쉼 없이 달려온 카카오 CEO의 마지막 인사

2018.03.15 13:28
 

유독 추웠던 겨울의 끝자락, 오랜만에 따뜻한 햇살이 내리던 날 카카오의 한 회의실에 같은 책을 편 30여명의 크루들이 모였습니다.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도란도란 책을 나누어 보는 이들은 ‘미래에 카카오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그 고민에 도움이 될 좋은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는 카카오의 사내 소모임 ‘카카오 임팩트 북클럽’입니다.

그리고 이번 카카오 임팩트 북클럽에는 조금 특별한 크루가 초대되었습니다.

“많이들 오셨네요. 다들 책 읽고 오셨죠?”

가벼운 인사를 건네며 책을 꺼내든 사람은 지난 2년여간 그 누구보다도 카카오의 미래에 대해 고민했던 크루였습니다. 바로 Jimmy(임지훈 대표) 입니다.

대표 임기를 단 7일 남겨둔 3월 9일 (금), Jimmy가 마지막으로 카카오의 크루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책은 ‘클릭 모먼트’였습니다.

“이 책은 세상의 대부분의 성공은 우연히 발견된 것이라고 말해요.
때문에 다양하게 모험을 시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라고 말하죠.”

‘세상의 성공은 예측하거나 설명할 수 없기에, 운을 인정하라.’고 말하는 이 책. 그리고는, ‘그 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작고 빠른 실행, 다양성을 늘리는 모험을 시도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2015년 8월 카카오로 합류해, 그동안 카카오의 새로운 가능성을 크루들과 함께 만들어 간 Jimmy는 왜 이 책을 마지막으로 크루들에게 공유하려고 했을까요?

VC의 파운더이자 투자가에서 ‘카카오'라는 IT기업의 리더이자 대표가 되어 보냈던, Jimmy의 지난 분주했던 2년 6개월. 그의 말대로 ‘운이 이끄는 순간을 잡아 기대치 않은 모험'의 길을 걸어온 Jimmy에게, 카카오라는 곳에서 보낸 소회를 들어보았습니다.

    Q. 카카오 대표로서 지낸 2년 6개월에 대한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시원섭섭'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것 같아요.

카카오를 떠나서 시원하다기 보다는, 이제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아도 된다는 걸 실감하고 있거든요. 카카오 대표이기 때문에, 주변으로 부터 ‘엄청난’ 시선과 기대를 받아서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술을 마실 때나, 운전할 때도 행여 저로 인해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은 철저히 없애려고 노력하며 살았거든요.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못했고, ‘개인 임지훈’을 다 지우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CEO 임지훈'라는 무거운 부담을 내려놓으니, 다시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개인의 삶을 찾을 수 있겠지요? (웃음)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직 다 내려놓을 준비가 되지 않은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아침에 아직도 매일 ‘카카오’를 검색하고 있고, (카카오) 뉴스도 다 읽고 있고. 계속 IT와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지난 2년 반 동안에는 제 ‘인생=카카오’였기 때문에, 사실 카카오와 어떻게 이별해야 하는 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스스로 ‘강제 출국’을 당하기로 했어요. 주총(3월 16일)이 끝나고, 바로 그 다음 주 월요일인 19일에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좀 긴 여행이 될 것 같아요.

    Q. 카카오 CEO 직책을 맡게 되셨을 2년 전 당시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부임 두 달 전인 2015년 7월 말에 급작스럽게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 카카오는 사업 전체적인 것을 재편해야 하는 시점이라 밀어붙일 것과 말 것을 잘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당시 제 커리어가 IT업계를 보면서 투자를 한 것이었으니, ‘사람을 뽑고 예산을 재분배하고 사업 정리하는 특장점을 살려 잘 맡아달라’”며 Brian이 CEO 제안을 하신 거죠.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일이어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제안의 이유에 공감이 가 수락하기로 했죠.

일단 맡기로 한 이후에는 카카오가 더 잘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무조건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모든 걸 바쳐서라도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초반에는 저의 부족한 점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이 했을 거예요. 그럼에도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잘 가이드해 준 덕분에 카카오에 잘 안착할 수 있었어요.

 
    Q. 취임 후 첫 카카오의 전사미팅인 T500을 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처음 T500은 2015년 8월 11일이었을 거에요. 사실 부임하기도 전이었어요(설명: T500은 전사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타운홀 미팅).

“이 사람이 오늘부터 카카오의 단독 대표입니다.” 를 공표했던 자리였죠. 크루들의 높은 관심을 눈으로 확인하고, 카카오 CEO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실감했어요.

 

그때부터 한 달 동안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면서 공부하고 취임을 했고, 취임하자마자 두 번째 T500을 했어요.

이 때, 카카오를 밖에서 봤을 땐 몰랐던 걸 알게 됐어요. 리더들에게 가감 없이 질문을 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크루들의 모습에서 ‘이런 문화라면 리더가 생각 없이 얼버무리는 건 불가능하겠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잘 해야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죠.

    Q. 카카오 CEO로 재임했던 2년 반 동안, 수많은 일이 있었을 텐데요. 그동안의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면요?     

그동안 카카오에는 정말 드라마틱한 일들이 있었어요. 지금이야 분사가 됐지만, 2016년까지만 해도 모든 서비스가 안에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려야 했던 의사결정들도 다양했죠. 당연히 잘된 것들도 있었고 박수쳤던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내가 더 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든지, 위기 상황들이 더 자주 생각나요.

 

2016년 1월 즈음으로 기억하는데요, 2015년 9월에 제가 카카오로 왔고, 그 당시 다음과 카카오가 막 합병한 뒤 모든 사람이 카카오를 중심으로 어떤 결과를 낼까를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 당시 저도 고민이 많았던지라 아지트 수다 with jimmy로 크루들에게 글을 썼어요.

“다들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저도 잘 모르겠으니 도움을 주세요”였죠.

그 아지트 글에 2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어요. 회사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지는 진정성 있는 의견들이었어요. 귀담아 들을만한 의견도 많았고, 전혀 생각지 못한 피드백도 있었어요. 인상적이었죠. 그 후 경영 리더들과 다시 논의를 시작했고, 차근차근 준비해 여러 가지 후속 액션들을 만들어 냈죠. 그 과정에서 숨어있던 크루들이 중책을 맡기도 했고,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어요.

    Q. 카카오 CEO로서 리더로서 내린 의사결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었나요?     

잃고 취할 것이 무엇인지가 보이는 비즈니스상에서의 결정이 조금 더 쉬웠고, 대외 리스크를 대응할 때가 더 어려웠어요.

그때마다 이용자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향인지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상황을 해결해 나갔어요. 그래서 위기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리더가 힘들고 외로운 자리라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의 영역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때였어요. 그 사람에게 ‘역할 다 했으니 빠져주시겠어요? 새로운 사람을 넣어야 할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할 때요. 이런 결과는 사람의 성과와는 별개로 상황에 맞는 리더가 필요하기에 이뤄지는 결정입니다. 그러나 상황의 변화를 납득시키고, 지금까지 역할을 해온 사람에게 한 발 옆으로 빠지도록 요청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Q. 지미가 생각하는 카카오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너무 뻔하지만,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카카오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느낌이 있어요. 팡팡 터지는 성장을 했거든요. 카카오톡도 그랬고, 카카오택시도,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고. 멜론 인수도 큰 결정이었고요. 이렇게 하나씩 팡팡 터뜨리는 걸 우리가 잘 하는 것 같은데요.

 

카카오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에서 이러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내면을 잘 보면, 카카오가 가진 ‘표현의 자유’가 있어요.

커뮤니케이션을 자유롭게 하는 문화로부터, 리더들은 더 귀 기울여 듣게 되고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하게 되고 좋은 결과물이 나와요. 이것이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카카오의 힘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구조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강점인 것 같아요. ‘초특급 울트라’ 천재라도 모든 분야에서 모든 좋은 의사 결정을 하지는 못합니다.

    Q. 오늘 북클럽에서 선택한 책도 그 주제와 맞닿아 있는 것이겠네요?     

그럴 수도 있어요. 제가 요즘 자주 하는 이야기는, “운을 인정해라”입니다.

사람들이 카카오에 엄청난 전략이 있지 않았냐? 등을 많이 궁금해 하시며 물어보는데요. 그럴 때마다 “카카오를 이끌어보니 더 모르겠다. 그걸 다 안다고 하는 것은 사기꾼인 것 같다.”고 답합니다.

IT업계에서 운을 믿으라고 하는 ‘클릭 모먼트’를 화두로 꺼내는 사람을 주류(main stream)에서 찾기는 어렵죠. 사주학자 같은 사람들이야 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경영학자가 그렇게 얘기하진 않잖아요. 그런 화두를 꺼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책이었어요.

사람들이 ‘운칠기삼’이라고 얘기하는데, 가만히 보면 ‘운칠복삼’인 것 같아요. 이때, 복은 좀 쌓아야 해요. 나의 기술이 3이라는 게 아니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복이 3, 정말 뚝 떨어지는 운이 7인 것이죠.

 
    Q. ‘개인 임지훈'이 그리는 5년.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어떤 일을 하는 사람, 어떤 성장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하나요?     

모르겠어요. 인생 모르는 것 같아요. (웃음). 5년 후 뭘 하고 싶다는 건 모르겠고. 10년 후는 더 모르겠어요.

장기적인 커리어 패스를 위해 착착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세상이 급변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한 경험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는 것은 인정해요. 그리고 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에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위축되어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하면 안 된다’, ‘이번 생 망이다’ 등 요즘 회자되고 있는 키워드들이 굉장히 우울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친구들이 조금 더 사회에서 맹활약할 수 있도록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뭔지를 고민하는 것은 제 영원한 주제에요.

이 친구들이 어떻게 보면 15년, 20년 전의 저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강연은 가장 쉬운 형태일 테고, 꼭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제 흔치 않은 경험을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찾을 것 같아요. 이런 일이 스타트업을 하나 해서 대박 내는 일 보다 더 가슴 뛰는 일인 것 같아요.

 

2018년 3월 16일 금요일, Jimmy는 카카오에서의 다난했던 2년 6개월간의 임기를 마칩니다. 그간 카카오의 성장에는 Jimmy와 크루들이 함께 보여준 열정과 진심이 녹아있습니다. 다시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을 찾아 나갈 Jimmy. 그는 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할까요?

그동안 카카오에 담아 준 Jimmy의 열정과 진심, 감사했습니다 :)

▶카카오 용어 사용 설명서
Hello, Jimmy! : 카카오에서는 영어 이름을 사용합니다.
크루(Krew) : 카카오에서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크루(Krew)라고 부릅니다.
아지트(Agit) : 카카오에서는 아지트로 업무를 합니다. *Jimmy는 크루와의 소통을 위해 ‘수다 with Jimmy’ 아지트를 만들었어요.


댓글 갯수1
TOP